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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화 설특집 복스럽다 그 동네 ― 전북 순창
노령산맥 기슭에 산 깊고 물 맑은 땅, 전북 순창. 그 어느 때보다 따뜻한 온기가 그리운 설. 백아홉 번째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는 고향집 같이 정겹고 복스러운 동네, 전북 순창으로 떠난다.
■ 쌀엿 부부
< 노루목엿치는마을 >
전북 순창군 동계면 장항 1길 20
063-653-6539
■ 연탄불 유과
< 순창전통유과 >
전북 순창군 순창읍 순창1길 23-10
063-653-2254
■ 방앗간 카페
< 소소하방아실 >
전북 순창군 순창읍 순창9갈 8-4
063-653-2333
■ 자수 모녀
< 순창전통문화자수 >
전북 순창군 순창읍 남계로 53-6
063-953-2530
※ 방송내용과 다를 수 있습니다
▶ 엿으로 운수대통하리! 노루목마을 쌀엿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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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젓한 시골길을 걸으며 첫 여정을 시작한 김영철은 10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쌀엿 마을로 들어선다. 마을 끝자락, 마당에서 혼자 쌀엿을 자르는 어머니를 만나는데, 10년 전만 해도 이 동네에선 흔하게 보던 풍경이란다. 이제 엿을 만드는 곳은 어머니네 한 집. 남편은 절절 끓는 황토방에서 가락을 늘려가며 엿을 만들고, 아내는 추운 바깥에서 그 엿을 받아 자른단다. 30여 년 전, 본가로 귀향한 부부. 경험도 없던 축산업을 하면 빚만 잔뜩 지게 됐는데, 이때 부부를 살린 동아줄이 바로 쌀엿이란다. 동네 어머니들에게 배운 쌀엿을 만들어 팔며 다시 일어서게 된 부부. 복덩어리 엿을 만나 운수가 트이고 있는 쌀엿 부부와 배우 김영철의 엿치기 한 판, 올해의 운수를 점쳐본다.
▶ 60년 전통 연탄불 유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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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든든하게 채운 배우 김영철의 눈에 띈 연탄 수레. 꽁무니를 쫓아 가보니 연탄불 유과집이 나온다. 1대 어머니 때부터 60년 동안 연탄불에 유과를 굽고 있는 가게는 설을 앞두고 눈코 뜰 새 없이 바쁜데. 직접 농사지은 찹쌀반죽을 밀고, 연탄불에 굽고, 유과에 꽃을 찍는 일까지 전부 사람의 손을 거쳐야 하니, 일 많기론 순창에서 제일이란다. 유과집 일이 이렇게 많은 줄 모르고 ‘사기 결혼’을 했다고 주장하는 2대 며느리. 일에 파묻혀 산 세월이 야속하다며 볼멘소리를 하지만 유과를 만드는 손은 누구보다 빠르고 야무지다. 일이 고되어 아무나 할 수 없는 연탄불 유과이기에 오늘도 부부는 자부심 하나로 꿋꿋하게 유과를 구워낸다.
▶ 순창의 농산물을 지키는 관광두레, 방앗간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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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이런 가게는 없었다, 이것은 방앗간인가? 카페인가? 시골 방앗간을 개조해 반은 착유 및 도정을 하는 방앗간으로, 나머지 반은 순창 농산물로 만든 음료와 빵을 파는 카페로 운영 중인 가게를 발견한 배우 김영철. 이 방앗간 카페는 도시에서 순창으로 귀농한 젊은 여성 3명이 우리 땅의 토종 씨앗을 지키고, 한 해 한 해 어렵게 농사를 짓는 소농들에게 비빌 언덕이 되어주고 싶어 열게 됐단다. 순창 농사 지킴이 3인방은 지역의 농부들이 애써 키운 작물을 시중가 보다 20% 이상 비싸게 사서 가공하고 판매하며 새로운 판로까지 열어주고 있다. 마을 주민의 힘으로 사라져가는 농촌 공동체의 가치를 지키고 순창의 좋은 먹거리를 널리 알리는 착한 젊은이들의 노력에 배우 김영철은 가슴 한편 미안하고도 고마운 생각이 든다.
▶ 순창 자수의 명맥을 잇는 모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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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이 자수의 고장이란 사실을 아는 이가 몇이나 될까? 고추장으로 유명해지기 전, 순창은 전국 생산량의 50%를 차지할 정도 전통 자수가 명성을 날렸던 곳이란다. 그런 까닭에 70년대까지도 순창에서는 베갯모에 자수를 놓은 일명 ‘베개 딱지’ 등을 파는 자수 시장이 성했다고 한다. 이 시장을 ‘처녀 시장’이라 불렀는데, 여기서 솜씨 좋은 순창 처녀들은 수를 놓아서 남자 형제들의 학비를 벌었단다. 골목을 걷다 김영철은 50년 세월, 순창 자수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제영옥 씨를 만난다. 바늘에 실 가듯- 영옥 씨에게 배워 그녀의 딸도 자수를 놓고 있는데. 단순한 가업이 아닌 순창의 전통을 대물림하고 있는 자수 모녀. 시간의 뒤안길로 사라져가는 곱고 진귀한 순창 자수를 만난다